LeeCreation! Media & Robot  
Front Page
Tag | Location | Media | Guestbook | Admin   
 
게임과 윤리, 로봇과 윤리. 서로 닮았지만...

2016년 1월 15일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

(링크)


<게임과 윤리, 로봇과 윤리. 서로 닮았지만...>

폭력성을 요소로 한 대표적인 게임 GTA, 개인적으로 이런 게임을 즐기는데 거부감이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특수요원이 되어 상대편을 총으로 쏘는 여러 종류의 FPS 게임은 별 거부반응 없이 즐긴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에서 해병 유닛을 사지로 몰아넣거나 상대 유닛을 죽이는 것은? 전혀 윤리적 고민을 하지 않는다. 전쟁 상황에서 살인은 정당방위라는 프레임 안에 속하기 때문인 걸까? 아니면 그냥 게임은 게임일 뿐이기 때문일까?

이러한 게임 속 윤리적 가치에 대한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는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게임이 과연 윤리적일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면 어디까지 윤리적이어야 할까."


게임 속 폭력성과 현실 속 폭력성은 그다지 연관관계가 없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가 '능동적으로' 살인 행위를 해야 하는 게임을 한다면 그다지 마음이 편할 것 같지는 않다. 굳이 부모-자녀 관계에서뿐이랴, 게임 속 상대방이 되어 서로를 죽이며 미소를 짓는 친구의 모습을 볼 때 섬뜩함을 느끼는 것이 그리 이상한 기분인 걸까?

다른 프레임에서 봐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게임 속 성폭행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게임 속에서 마음대로 성폭행을 할 수 있다면, 게임이기 때문에 별다른 제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앞에서 공유해온 글에서는 성폭력뿐 아니라 사생활 침해에 대한 내용까지 언급했다. 이러한 다양한 비윤리적 상황들은 게임 속에서 얼마든지 구현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속 폭력성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1) 게임 속은 엄연히 '가상'현실이기 때문이고, 2) 인간의 폭력성의 모든 책임을 게임에 돌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다.

게임 속 폭력성의 현실 반영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하고(필자는 무책임하다 ㅋㅋ;;), 이제 좀 더 논의를 확장하여 게임을 '로봇'으로 치환해보자.

로봇산업이 아직 게임산업만큼 대중적으로 발달하지는 않았고 복잡한 윤리문제를 맞닥뜨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인은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로봇과 윤리 문제다. (공장 속 자동화 로봇이나 무인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로봇들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사람을 닮은' 로봇이라는 범위 안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로봇은 게임 속 사람 캐릭터만큼 정교하지도 않고 투박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가상 공간이 아닌 '현실' 공간상에 존재하기 때문일까... 많은 연구자들은 로봇을 사람의 연장선상에 있는 존재로 가정하고, 로봇과 사람의 교류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처럼 많은 의미를 가져올 것이라는 바탕 하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가 자폐아의 심리치료다. 자폐아와 로봇의 교류를 통해 실제 사람과의 교감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음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얼마 전에 소개했던 연구도 "사람들은 상대가 로봇이더라도 사람을 상대할 때와 비슷한 심리적, 정서적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참고로 로봇을 대하는 사람의 폭력성, 윤리적 인식 변화에 대해서 필자가 썼던 다른 글도 공유...


그 수준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영향력만큼은 아니더라도 로봇의 존재가 사람에게 심리적 영향을 주고 있고, 그렇기에 더욱이 로봇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성 오락(드라마 '리얼로봇' 시즌2 1화 참고)이나 섹스 로봇에 대한 개발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걷거나 무게중심을 잡는 로봇을 테스트하기 위해 로봇을 발로 차는 영상이 올라오면 "너무한 것 같다"는 반응이 속속 올라온다. 재치 있게 영상 마지막에 "이 영상에서 어떤 로봇도 다치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까지 띄울 정도다. 얼마 전 '히치봇'이 무차별적으로 파괴되었을 때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과 언론이 로봇에 동정심을 표했다.


여전히 로봇은 로봇이지 사람이 아니다. 로봇을 발로 찬다고 경찰서에 잡혀가지는 않는다. 그것이 (아직은) 로봇이 갖는 존재적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로봇은 실제 공간 안에서 사람의 행동과 심리적 변화를 유발한다. 그렇다면 로봇의 폭력적, 비윤리적 활용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만 생각하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필자는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BLOG main image
미디어와 로봇에 관심이 많은 아이 그 영역을 넓혀보려 합니다. '영상 제작'과 '감정 로봇'이 블로그의 주소재입니다. 자유로운 답글 환영합니다!
 Notice
 Category
전체보기 (749)
내가 사랑하는 MJ (0)
아이가 생긴다면 (4)
Media (98)
Robot (447)
타인과 약자를 위한 (81)
Etc. (118)
 TAGS
연구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Entries
 Recent Comments
 Recent Trackbacks
 Archive
 Link Site
LeeCreation! Media & Robot
 Visitor Statistics
Total :
Today :
Yesterday :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