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irobotnews.com/news/photo/201404/2430_6255_3113.JPG) | | ▲ 로봇 나오(NAO)가 시선 회피 동작을 하며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 |
시선 회피와 같은 사소한 동작이 로봇이 살아있거나 사람처럼 느끼도록 한다는 새로운 연구관점이 제시됐다. 위스콘신주립대학교 매디슨캠퍼스 대학원생 숀 앤드리스트는 지난달 3일부터 6일까지 독일펠트대학에서 미국컴퓨터학회(ACM)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공동 개최한 제9차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2014) 국제 학술대회에서 "로봇이 사람과 대화중에 적절한 시점에 맞춰 시선을 회피하면 대화 상대는 로봇이 사람같은 의도(Intentional)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에는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사회적 로봇 나오(NAO)가 사용됐다. 앤드리스트는 실험에서 피실험자가 대화 상대로서 로봇에게 질문하거나 로봇이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로봇이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평가했다. 이를 위해 시선회피의 종류를 인지적(Cognitive) 시선회피, 친밀감조절(Intimacy-regulation) 시선회피, 발언관리(Floor-management) 시선회피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사람의 패턴을 분석했다. 인지적 시선회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생각하는 듯이 시선을 상단으로 옮기는 동작이다. 친밀감조절 시선회피는 말을 하는 상황이나 이야기를 들을 때 시선을 주기적으로 회피해 상대방이 부담을 갖지 않고 편안하게 느끼게 하는 동작이다. 발언관리 시선회피는 이야기가 잠시 멈춰진 경우 자신의 발언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다음 말을 준비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동작이다. 앤드리스트는 이 3가지 시선회피 동작이 상하좌우 중 어느 방향에서 자주 나타나는지 사람과 사람의 대화 상황을 통해 통계적으로 계산했다. 상단 방향으로 시선을 회피하는 경우 인지적 시선 회피가 39.3%, 좌우 방향으로 시선을 회피하는 경우 친밀감 조절 시선회피와 발언관리 시선회피가 각각 28.8%와 24.6%로 가장 많았다. 앤드리스트는 분석된 사람의 시선 회피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로봇에 시선회피 동작이 적용된 후 피실험자를 통해 로봇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조사했다. 피실험자들은 인지적 시선회피 동작을 하는 로봇에 대해 “로봇이 생각에 잠기는 것처럼(Thoughtful) 느꼈다”고 말했다. 또 발언관리 시선 회피 동작을 하는 로봇에 대해서 “로봇이 자신의 발언권을 유지하고자 동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대답이 많았다. 반면 친밀감조절 시선회피는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실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인지적 시선회피 동작에 대한 결과다. 로봇이 단순히 시선을 위로 올렸을 뿐인데 사람들은 로봇이 생각에 잠기는 것처럼 보거나 창의적(Creative)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사소한 동작이라도 로봇이 때에 맞게 움직인다면 충분히 살아있거나 사람같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험을 주도한 앤드리스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쉽지만, 무엇을 바로 잡아야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며 “로봇 움직임 개발에는 공학적인 접근뿐 아니라 더 깊이 관찰하고 고민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숀 앤드리스트의 논문은 연구 결과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학회 최우수 논문상 후보에 올랐으며, 연구 결과 영상은 과학기술전문사이트 IEEE 스펙트럼에 공개됐다. 움직임, 로봇에 생명 불어넣다 | ![](http://www.irobotnews.com/news/photo/201404/2430_6254_3112.JPG) | | ▲ 음악에 맞춰 고개와 발을 흔들며 시선 이동을 하는 로봇 트래비스(Travis) |
과학자들은 로봇이 살아있거나 사람처럼 보이게 하려고 로봇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움직임을 강조해왔다.일본 로봇공학자 마사히로 모리(Mashahiro Mori)는 언캐니벨리(Uncanny Valley)를 제안하며 로봇의 움직임이 친밀감(Affinity)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로봇을 설계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봇의 움직임은 걷거나 물건을 잡는 역할 등을 하는 데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사람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로봇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이내 로봇의 움직임에서 사람이나 생명체의 움직임과의 차이를 발견해 내고 어색해하며 흥미를 잃어버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눈 깜빡임이나 뚜렷한 목적이 없는 행동(Idle motion) 등이 로봇에 구현되기도 했다. 하트퍼드셔 대학(University of Hertfordshire) 연구원 알렉스 메이와 안나 드미트리우는 사람을 닮은 움직임을 로봇에 구현하기 위해 무의식적인 미세 움직임(Tiny subconscious micromovement)을 연구해 최근 관련 동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 허즐리아 학제연구센터 미디어혁신연구소(IDC miLAB)의 가이 호프만 박사는 사람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는 로봇 ‘사이먼’(Simon)과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드는 로봇 ‘트래비스’(Travis) 등을 개발해, 지난해 10월 개최된 TED 강연에서 ‘영혼을 가진 로봇들(Robots with soul)’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바 있다. 이 로봇들은 복잡한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움직임만으로도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특징이 있다. ▒ 이원형 KAIST 로보트 연구실 |